디지털 기기를 지원해준다고
돈으로 디지털 환경을 조성한다고
디지털 정보격차는 해결되지 않는다.
‘기기 보유’가 아닌 ‘활용’의 문제다.
전문가들은 크게 세 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세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교육을 통한 개인의 디지털 능력 향상,
더 쉬운 디지털 기기와 서비스,
디지털 없이도 가능한 일상생활,
이 모든 것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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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기술의 발전 속도를 따라가기 어렵다. 학창 시절에 배웠던 디지털 기기 사용 방법은 사회인이 되었을 때 이미 낡은 것이 된다. 그래서 성인이 된 후에도 디지털 교육은 필요하다. 하지만, 한두 번의 교육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은 어렵다.
기술은 계속 발전하지만, 인간은 계속 노화한다.
더 보기1990년대 말 2000년대 초, 전 국민 정보화 교육이 있었다. 여러 명을 교실에 앉히고 수업을 받는 방식. 디지털 기기와 서비스가 다양하지 않았던 때라 동일한 내용과 방식은 효과가 있었다.
다양한 디지털 기기가 나오고 서비스가 등장하는 지금은? 디지털 이주민은 새로운 서비스가 나올 때마다 주눅이 든다. 과연 내가 알던 방식대로 이 기기를 사용해도 괜찮을까?
더 보기사람이 기술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기술이 사람에 맞춘다. 새로운 기기나 기술이 사용하기 어렵다는 건 기술이 과도하게 어렵게 만들어졌다는 의미다. 사용자들이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
“기술적인 해법을 모색하는 게 더 바람직합니다. 기술을 쉽게 만들어서 근본적으로 정보 격차가 발생할 소지를 없애는 것이죠. 개인의 능력을 높이는 것 못지 않게, 기술 R&D에 대한 투자가 적극 이뤄져야 합니다.”
황종성 NIA 연구위원(부산에코델타시티 MP)
모든 사람을 위한 디자인은 디지털에도 필요하다. 고령층이 이용하기에 내비게이션 앱의 글씨가 너무 작지는 않은지, 휠체어를 탄 사람도 키오스크를 이용할 수 있는 높이인지, 색약이 있는 사람은 이 스마트폰 화면에서 버튼을 구분할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하다.
“사용자의 장애 유무나 연령을 떠나 모두가 이용하는 데 어려움이 없어야 한다. 사용자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통해 사용자가 해당 제품과 서비스를 맞춤복처럼 편안히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백인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제품기술팀
교육과 기술 혁신을 넘어 디지털 없이도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보장하면 어떨까? 키오스크 없어도 주문을 할 수 있으면, 모바일 앱을 이용하지 않아도 전화로 또는 현장에서 기차표를 예매할 수 있다면, 스마트폰 기종에 상관없이 재난 문자를 받을 수 있다면, 디지털을 ‘잘’ 활용하지 않더라도 ‘잘’ 살 수 있는 환경이 된다면, 디지털 소외는 줄어들 수 있지 않을까.
바로 디지털 프리다. 디지털 기술을 쓰지 않아도 차별이나 배제 없이 정상적인 삶을 유지할 수 있는 사회 말이다.
“지금까지 디지털 정보격차 해소 방법은 교육 한가지였다. 디지털 없이도 현실을 살아가는데 큰 문제가 없도록 하는 새로운 방법론이 필요하다. 일종의 디지털 라이프의 사회안전망이 필요하다.”
민경배 경희사이버대학교 문화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 교육: 지역센터 등을 통해 평생 교육 진행
- 기업들간의 정보 격차 해소: 중소기업, 학계와 협업
- 정부의 모범: 인프라와 데이터 활용
Mathilde Pak(마틸드 박) OECD 이코노미스트
디지털은 우리의 삶과 사고를 바꾸고 있다.
‘문자’를 통해 생각을 정리하고 전달했다면
이제는 ‘디지털’이다.
문자 기반의 사고방식을 가진 세대와 디지털 기반의 사고방식을 가진 세대가 혼합된 사회다. 그래서 어떠한 일이 어떻게 벌어질지 감히 짐작조차 할 수 없다.
이러한 혼란은 디지털 네이티브와 디지털 이주민을 더욱 가른다. 디지털 네이티브도 그 속에 적응하지 못한다면 디지털 소외 계층이 된다.
디지털 정보 격차를 완전히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사회 불평등처럼.
그럼에도 격차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한 노력은 필요하다.
디지털 정보 격차는 사회 불평등의 한 요소가 되었기 때문이다.
결국 사회적 비용, 생산성 저하, 새로운 사회적 문제가 된다. 그리고 스마트폰이 아닌 새로운 기기, 새로운 서비스가 등장하는 순간
그 불평등은 나에게 해당될 수 있다.
| 기획취재 |  이유미, 김동훈, 백유진 기자 |
|---|---|
| 사진기자 | 이명근 기자 |
| 일러스트 영상 제작 | 베이컨디자인 |
| 웹제작 |  리시드 |
| 에필로그 편집 및 제작 | 뉴스펀캐스트 |
| 전문가 자문 | 민경배 경희사이버대 문화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김봉섭 한국정보화진흥원 연구위원, 황종성 한국정보화진흥원 연구위원, 마틸드 박(Mathilde Pak) OECD 이코노미스트, 르나토 새바디니(Renato Sabbadini) All Digital의 CEO, 로라 로빈슨(Laura Robinson) 산타클라라대학 교수, SK텔레콤 SV추진그룹(이준호 상무, 채영훈 팀장, 한미애 매니저), 백인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제품기술팀 프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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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대학의 티모시 솔트하우스(Timothy Salthouse) 교수는 인간은 20대 후반에 추리력, 공간적 시각화, 사고 속도가 모두 감소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솔트하우스 교수는 18~60세의 건강한 2000명의 사람을 대상으로 7년간 연구를 했다.
정신적 민첩성을 테스트하기 위해 연구 참가자들은 퍼즐을 풀고 단어와 이야기 세부사항을 기억하고 글자와 기호에서 패턴을 발견해야 했다.
사고 속도, 추리력, 시각적 퍼즐 해결 능력 테스트에서 뚜렷한 감소세가 있었던 첫 번째 나이는 27세였다.
기억력과 같은 것은 평균적으로 37세까지는 유지되는 반면 단어나 일반 정보에 대한 테스트 등의 추적된 지식을 기반으로 한 능력은 60세까지 증가했다.
(어떤 교육이 바람직할까?)
“어린아이의 경우에는 새로운 환경 기술에 적응할 수 있는 유연성을 기르는 교육을 해야 한다. 많은 기술이나 지식은 시간이 지나면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유연성을 가르쳐야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일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스칸디나비아 국가에서는 일반적으로 수학교육을 할 때 몇 가지 수학문제를 풀고 공부하는 게 아니다. 여러 과목이 합쳐져서 수학과 역사, 경제학 등 다양한 내용이 포함된 복합적인 문제를 보고 이해하고 해결하는 방식을 교육한다. 이 경우 정보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과정을 통해서 유연한 마인드셋을 가질 수 있다. 이러한 교육을 받으면 새로운 환경에서 문제에 부딪혔을 때 스스로 해결 방법을 찾는 교육 훈련을 하게 된다. 그런 방식이 좋은 접근 방식이 되지 않을까 한다.”
- 마틸드 박(Mathilde Pak) OECD 이코노미스트
SK텔레콤의 AI 스피커, 고령층 교육 성공 사례 SK텔레콤은 2019년 4월, 행복커뮤니티 ‘인공지능 돌봄’을 출시해 독거 노인을 대상으로 AI 스피커 ‘누구’를 설치하고 ICT 케어매니저가 최소 30일 주기로 어르신을 방문해 사용방법을 안내했다.
처음엔 AI 스피커에 말을 거는 방법을, 다음엔 노래 듣기 기능을, 그 다음엔 알람 기능, 그리고 하루 일과 중 AI 스피커를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을 하나씩 사용해볼 수 있는 방식으로 접근했다.
10개월 정도 이후에는 노인분들의 정서적인 우울감이 해소되고 디지털 기기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졌으며 활용도 다양해졌다. 노인분들은 처음에는 음악 듣기나 시간, 날씨 등의 기본적인 기능만 사용했지만 이후에는 AI 스피커와의 대화를 통해 팟캐스트 듣기도 가능해졌다.
실제로 독거 노인분들은 AI 스피커를 사용한 후 디지털 서비스 이용 빈도가 증가했다. SK텔레콤은 ‘자기효능감’을 강조한다. 디지털 기기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사용하지 못했던 분들이 아주 작은 기능 하나라도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나도 할 수 있다’는 자기효능감이 생기면 디지털 기기나 서비스의 활용이 더욱 다양해진다.
SK텔레콤의 교육 성공 사례는 많은 사람을 한 장소에 모아 한번에 다양한 기능을 알려주는 교육 방식보다는 맞춤형 방식으로 오랜 기간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비슷한 연령대, 비슷한 환경의 사람이더라도 각자 관심사나 필요한 기능이 다르기 때문에 이에 맞는 적절한 맞춤형 교육이 더 큰 효과를 발휘한다. 그리고 나도 디지털 기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자기효능감’을 북돋아 주는 것이 중요하다.
‘행복커뮤니티 인공지능 돌봄’ 효과분석
(조사 : 연세대 바른ICT연구소/출처 : SKT ‘행복커뮤니티’ 백서)
조사기간 : 사전(2019년 4월~12월), 사후(2020년 2월)
조사내용 : 디지털 기기 소유 및 활용 현황, 디지털 기기에 대한 태도 변화,
심리적 안녕감의 변화
조사규모 : 640명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이나 가전제품을 만들 때 장애인이나 고령층 등 소외계층도 쉽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이는 유니버설 디자인을 고려한다. 어두운 색의 배경과 밝은 색의 텍스트를 적용한 ‘고대비 테마’나 갤럭시 스마트폰에 적용된 운영체제 ‘원(ONE) UI(사용자 인터페이스)’, 화면의 내용을 읽어주는 ‘보이스 어시스턴트(Voice Assistant)’ 등이 대표적이다.
갤럭시 스마트폰에서 ‘뒤로가기’와 ‘메뉴’ 버튼이 하단 홈 버튼 양쪽에 나란히 배치돼 있는 것은 유니버설 디자인의 일환이자 원 UI의 특징이다. 한 손만 사용할 수 있는 장애인들을 위한 배려에서 시작됐다. 올해 새롭게 개편된 원 UI 2는 대부분의 작업이 하단 조작영역에서 이뤄지도록 편의성을 더욱 높였다.
일반 가전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3년부터 스마트TV에 다양한 접근성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소리 다중 출력 기능의 경우 청력이 약한 구성원과 함께 TV를 볼 때 유용하게 활용된다. TV 스피커와 블루투스 기기를 동시에 켜서 각자에게 맞는 볼륨으로 들을 수 있다. 스마트TV 전용 씨컬러스 앱은 색각 이상 유무와 정도를 확인해 보정해주기 때문에 색감을 온전히 느끼지 못하는 이들도 풍부한 TV 색감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제품을 개발하고 개선점을 발굴하는데 있어 실제 장애인 사용자들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듣는다. 장애인 임직원과 전문 연구기관, 장애인 고객, 커뮤니티 등과 소통해 실제 사용시 불편한 점이나 요구 사항들을 반영한다.
이같은 노력의 성과로 삼성전자는 2020년 시청각 장애인용 TV 보급 사업자로 선정돼, 올해 연말까지 접근성 기능을 갖춘 1만5000여대의 TV를 저소득 시청각 장애인들에게 보급할 계획이다. 또 최근에는 영국 왕립 시각장애인 협회로부터 ‘시각장애인 접근성 인증’을 취득했으며, 올해 출시된 갤럭시 S20와 갤럭시 노트 20는 스페인의 비영리기관 온세재단에서 접근성 인증 프로그램인 ‘아모빌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인터뷰 영상 확인하기| 디지털 활용했을 때 | 디지털 활용하지 않았을 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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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양한 이동 경로 비교 | 대부분 내비게이션에 익숙해 다른 사람에게 길 안내가 익숙하지 않음 | |
| 택시 이용 | 택시앱 이용 시 시내에서 멀리 떨어진 곳만 아니면 대부분 이용 가능 | 콜택시는 지역에 따라 업체가 달라 이용하기 어려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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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금 | 언제 어디서든 송금 가능 | 은행 ATM기기를 찾을 때까지 돌아다녀야 함 |
| 배달 주문 | 앱으로 근처 식당에서 바로 주문 | 식당 위치, 리뷰 등 파악 어려움 |
| 배달 주문 후 완료까지 약 30분 | 식당 찾고 주문하고 숙소로 돌아오기까지 약 한시간 걸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