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연중기획]격동의 2017년, 기업의 새 역할

  • 2017.02.06(월) 14:47

보호무역 심화·국정농단 사태·新산업혁명 등 패러다임 변화
기업책무 무거운데 경영환경은 악화..위기넘을 지혜 모아야


대한민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산업화와 민주화의 성과를 동시에 거둔, 모범적인 국가중 하나로 꼽혀왔다. 세월과 변화의 끊임없는 상호작용 속에 반세기 이상 대한민국이 성장 발전해 온 틀이 급변하고 있다. 세계 경제를 이끌어 온 선두 주자들의 포지션이 바뀌고 기술(IT)과 인간의 관계도 새롭게 설정되고 있다. 우리 사회 내부에서도 기존 질서가 한계를 노출하며 새로운 시스템에 대한 욕구가 어느때 보다 높다. 변화하는 환경에서 새 활로를 찾아야 하는 것이 지금의 과제다.

대한민국은 이제껏 무역을 통해 경제 발전을 일궜다. 경제 현장에서는 '수출만이 살길이다'라고 외쳤고 젊은이들은 '세상은 넓고 할일은 많다'며 이상을 키웠다. 그랬던 수출길이 닫히고 있다. 연초 취임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우선'을 내세우며 외국 상품 유입을 거부하고 있다. 중상주의의 원류인 영국은, 공동운명체였던 유럽과 절연하고 고립주의를 선택했다. 중국은 겉으로 자유무역을 부르짖고는 있지만 이해 관계에 따라, 특히 우리에게는 보이지 않는 무역장벽을 쌓고 있다.

주변 개발도상국가들이 따라 배웠던 경제 근대화 모델도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후발 주자로서의 약점을 딛고 선진 국가들을 쫓아가기 위해 채택했던 국가와 기업의 유기적인 관계 설정이 이제는 '철 지난 옷'처럼 부자연스럽고 거추장스러워졌다. 헌정사상 유례없는 소위 '국정농단 스캔들'도 정치와 경제의 유착이라는 취약한 고리에 뿌리를 두고 있다. 파장과 부작용은 심각하다. 기업들에게는 신뢰 훼손과 이미지 추락을 거쳐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고 있다.

사람과 기술의 전통적인 관계도 금이 갔다. 인간의 편리를 위해 발전시킨 기술이 이제는 인간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 로봇,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이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은 인간과 인간, 인간과 사물, 사물과 사물을 이어주며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고 우리 삶을 윤택하게 해줄 것이란 장미빛 미래 못지 않게 암울한 전망도 비치고 있다. 기술의 발달에 따른 자동화로 향후 20년 이내에 현재 있는 직업의 절반 가까이가 사라질 것이란 추정도 있다. 일자리가 양극화되면서 소득의 격차도 심해질 것이란 예상이다.

바야흐로 한국 경제는 전방위 리스크에 직면해 있다. 국민들이 느끼고 있는 현실에 대한 불만과 미래에 대한 불안은 그 어느때보다 심각하다. 주말마다 수십 만명씩을 광화문 광장에 불러낸 배경에도 이러한 절망과 두려움이 자리잡고 있다. 12척의 배로 133척의 왜적과 맞서야 했던 임진왜란 당시의 조선 수군의 사정과 다를 바 없다. 그 명량대첩을 기적의 승리로 이끈 이순신 장군의 고뇌에 찬 이야기가 가슴에 절실히 와닿는 순간이다. "만약에 이 두려움을 용기로 바꿀 수 만 있다면…."

기업의 역할은 갈수록 커지는 추세다. 현대 사회에서 최우선의 복지는 일자리인데, 고용 창출은 기업들이 투자한 결과다. 또 오늘날엔 국가간 갈등이 경제적 마찰로 표출된다. 기업은 경제 전쟁을 맨 앞에서 치르는 첨병인 셈이다. 기업들이 어느정도 경쟁력을 갖췄다고 해도 반기업 정서가 강한 상태에서는 기업 활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 국민과 기업간 신뢰 회복은 그래서 꼭 필요하다. 믿고 의지하는 관계가 강해져야 자신감이 생겨나고, 두려움은 비로소 용기로 변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경제가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정부가 리더십을 회복하고, 국민들이 하나가 되고, 기업들은 기업가 정신을 되찾아야 한다. 비즈니스워치는 올해로 창간 4주년을 맞는다. 비즈니스워치는 그동안 연중 기획을 통해 우리 경제의 당면 과제를 짚어왔다. '좋은 기업 시리즈' '기업하기 좋은 나라''산업혁명 4.0'에 이어 올해는 '다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묻다'를 어젠더로 삼고 꽉 막힌 한국 경제의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자 한다. 독자 여러분들의 성원과 많은 관심을 기대한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