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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셋 차이니즘]"中에 유통법인 만들어야 잘 팔린다"

  • 2017.02.23(목) 17:17

[비즈니스워치 2017 차이나워치 포럼]
최용민 "시장 키우고 관리할 수 있는 밸류체인 필요해"

▲ 최용민 한국무역협회 동향분석실장이 23일 인터컨티넨탈 서울코엑스 호텔에서 열린 '차이나워치 포럼'에서 중국내 한국기업의 위상과 생존방안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이명근 기자 qwe123@

"중국인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고, 중국인이 원하는 유통방식으로 판매하라"

중국 내수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생산과 유통방식을 완전히 바꾸는 생각의 대전환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단순히 우리가 만든 제품을 중국에 판매하는 기존 방식으로는 소비를 유도하기 어려울 정도로 중국 소비시장이 빠르게 변화했다는 지적이다.

최용민 한국무역협회 동향분석실장은 23일 비즈니스워치가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코엑스 호텔에서 개최한 '2017 차이나워치 포럼'에서 중국진출 한국기업의 생존방안에 대해 "한국에서 만든 제품을 중국에 팔던 시대는 지났다"며 이같이 조언했다.

최용민 실장은 우선 중국 소비시장의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실장은 "우리 기업들은 B2C에 꽂혀 중국소비자들에게 어떻게 하면 하나라도 더 팔 수 있을까만 생각하는데, 사실 중국내 유통은 대부분 B2B"라며 "문제는 B2B는 중국내 법인이 있어야만 할 수 있는데, 현지 생산법인만 있는 기업이라면 유통법인을 추가하는 방법으로라도 진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기업들은 너무 잘 만드는데에만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며 "잘 만드는 것과 잘 파는 것은 별개로 현지 유통법인이 없다면 중국 내 시장을 갖고 있는 기업과 윈윈하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마케팅 인력을 파견해서 어떻게 팔지를 고민하고, 시장을 키우고 관리하는 차원의 밸류체인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제조업에 편중된 시각을 서비스업으로 전환할 필요성도 언급했다. 최 실장은 "최근 중국에서의 제조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는 많이 둔화되는 대신 외국인 투자의 64%는 서비스업"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기업들이 요즘 어디에 투자를 하는지를 봤더니 시내의 건물을 구입해서 임대업을 하고 있고, 월세만 우리돈으로 500만원이 넘는 곳들"이라며 "하나 팔아서 얼마 남기느냐에 투자하고 있는 우리와 비교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최 실장은 또 대도시에 편중된 공략 방향의 전환도 주문했다. 최 실장은 "우리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들도 중국의 큰 대도시만 겨냥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방향이 잘못됐다"며 "중소도시에서 작은 부문에서부터 성공스토리를 만들어서 확산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내용 중 상당부분은 10년 내에 관세를 단계적으로 철폐하도록 하고 있는데, 2016년에 비해 2017년에는 관세율이 더 인하돼 있어서 충분히 활용가치가 높아졌다는 평가다.

최 실장은 "중국이 제조업 국가와 FTA를 체결하고 있는 것이 우리가 처음이고 FTA가 관세를 천천히 인하하도록 설계돼 있다"며 "전자제품의 경우 15% 관세율을 10년 내에 철폐하도록 돼 있고 1년에 1.5% 포인트식 인하되는데 2016년에는 관세율이 1.5% 포인트 낮지만 올해는 3% 포인트가 낮아 비용편익에서 혜택이 많은 쪽"이라고 말했다.

최 실장은 사드배치 등 외부요인에 의한 중국 규제강화도 중요하지만 스스로 준비를 잘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에 한국에서 중국으로 수출되는 소비재가 통관 과정에서 불합격되는 비율이 높아졌는데, 이 부분은 사드 문제라기보다는 70%가 서류미비에 해당해 우리 기업들의 준비가 부족한 경우가 많아 이에 대한 점검도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B2B를 넘어 C2B에 대한 준비도 주문했다. 최 실장은 "이제는 B2C가 아니라 C2B라고들 한다"며 "온라인으로 소비자 각자가 다른 제품을 주문하고, 그런 수요를 소화할 수 있는가가 성공을 좌우하게 될 것"으로 판단했다. 이를 잘 하기 위해서는 밸류체인 개념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용민 한국무역협회 동향분석실장(前 베이징지부장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통상연구실장, 비서실장을 거쳐 2017년 1월말까지 베이징지부장을 역임했다. 현재 협회내 국제무역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을 맡고 있다. 지난 20여년간 한중 무역을 중심으로 경제관계에 관련된 조사 및 연구업무를 수행했으며, '중국은 지금', '중국시장 체크포인트', '용의 경제에 올라타라', '천의 얼굴 중국시장 체크포인트' 등 다수의 서적을 저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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