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안전성
재활용 공정은 안전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일반적인 재활용 공정의 첫 단계는 배터리 분해 작업이다. 이를 위해선 배터리를 방전시키는 게 우선이다. 방전을 제대로 하지 않고 분해하면 폭발 위험성이 높다.
하지만 국내 재활용 업체에 배터리 정보가 제공되고 있지 않아, 방전 작업을 해도 충방전 상태를 정확히 알 수 없다는 게 업계 지적이다. 자칫 전기가 남은 상태에서 분해하다가 화재 등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가 모델별로 종류가 달라 재활용 업체에선 공정 자동화가 힘든 상황이다.
2. 복잡한 진단 과정
전기차 배터리의 전반적인 정보를 저장하는 BMS(배터리 관리 시스템)는 완성차·제조사들이 기밀이란 이유로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사용 후 배터리의 재사용, 재활용 처리를 구분하는 진단 평가 과정도 복잡하다.
정철원 성일하이텍 전무는 "제조사마다 팩을 만드는 기술이 각사의 노하우라 표준화하지 않는다"며 "화재 예방 역할을 위해 보안을 강화해 놓은 부분도 있어 재활용 업체 입장에서는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3. 미완성 기술
재활용 기술은 아직 완성 단계라 말하기 어렵다. 표준화된 기술이 부재할 뿐 아니라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는 최선의 기술도 미흡하다. 현재 니켈·코발트·리튬·망간·구리 등 5개 원료를 추출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춘 글로벌 재활용 기업은 5곳에 그친다. 배터리 팩에서 셀을 제외한 케이스, 냉각팬 등 나머지 40%에 대한 재사용·재활용 방안도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
전기차 배터리 기술도 아직 발전 단계라 재활용 기술은 이에 따라 지속 발전해야 한다. 예를 들어 테슬라 전기차의 경우 8000개 정도의 배터리 셀을 모듈 없이 채워 넣은 구조라 팩 자체를 재활용할 수밖에 없는데, 현재 이를 효과적으로 재활용할 수 있는 기술은 부족하다. 차세대 배터리 기술인 전고체 배터리나 리튬메탈을 소재로 한 배터리도 마찬가지다.